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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CE 인증 취득 과정

saynews 2025. 7. 15. 13:20

CE 인증의 의미와 법적 배경

유럽연합(EU)의 CE 인증은 소비자 안전, 건강, 환경 보호를 위해 제품이 유럽연합의 필수 요구사항(ESR: Essential Safety Requirements)을 충족했음을 증명하는 제도적 장치입니다. "CE"는 Conformité Européenne(유럽 적합)을 의미하며, CE 마크는 단순한 상표가 아닌 법적 적합성 선언의 상징으로서, 특정 지침(Directive) 또는 규정(Regulation)에 명시된 필수요건을 충족했다는 법적 증거가 됩니다.

 

EU 회원국에서 CE 마크가 필요한 품목을 판매하려면, 제조자(또는 수입자)는 해당 지침의 필수 요구사항을 만족해야 하고, 이를 입증하는 기술문서와 적합성 선언서(Declaration of Conformity)를 작성·보관해야 합니다. CE 마크는 사실상 "EU 시장의 통행증"으로 여겨지며, 규제를 충족하지 않으면 시장 판매가 금지되거나, 회수 명령, 벌금 등 강력한 행정조치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EU) CE 인증의 의미와 취득 과정

 

법적 근거는 EU의 신접근(New Approach) 지침CE 마킹 규정(2019/1020/EU 등)에 있으며, 각 제품군별로 별도의 지침이 적용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기계류 지침(Machinery Directive 2006/42/EC), 저전압 지침(LVD), 전자파 적합성 지침(EMC), 의료기기 규정(MDR), 장난감 안전 지침 등이 있으며, 한 제품이 여러 지침을 동시에 적용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EU 시장 진출을 준비하실 때는 단순히 “마크 부착”을 넘어서, 어떤 지침이 적용되는지, 해당 지침의 필수 요구사항이 무엇인지, 어떤 시험·문서가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는 유럽 현지의 시장감시 당국(Market Surveillance Authority)이 임의 검사에서 문서를 요구하거나 제품을 회수 조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전준비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CE 인증 획득의 표준 프로세스와 단계

 

CE 인증 취득 과정은 EU에서 제시하는 모듈화된 평가 절차(Modular Conformity Assessment)에 기반하며, 제품·위험도·적용 지침에 따라 단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아래 6단계의 표준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이 권장됩니다.

 

첫째, 적용 지침 및 규정 확인 단계입니다. 제품에 적용되는 EU 지침(Directive)과 규정(Regulation)을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동일한 제품도 기능·구성에 따라 적용 지침이 달라질 수 있으며, 다수 지침이 동시에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둘째, 필수 요구사항 파악 및 적합성 평가 방법 결정 단계입니다. 각 지침이 규정하는 ESR(필수 안전 요건)을 분석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적합성평가 모듈(A~H 모듈 중 해당 모듈)을 결정합니다. 일부 저위험 제품은 제조자 자체시험(Self-Declaration)으로 충분하지만, 고위험군(예: 의료기기, 폭발성 환경 기계 등)은 제3자 인증기관(Notified Body, NB)의 평가가 의무화됩니다.

 

셋째, 기술문서(Technical File) 작성 단계입니다. 제품설계도, 시험성적서, 위험성 평가서, 규격적용 내역, 제조공정 관리 등 상세 문서를 준비하여 당국이 요구할 경우 즉시 제출 가능하도록 유지해야 합니다. 이는 CE 마크의 핵심증거 자료이며, 10년 이상 보관 의무가 있습니다.

 

넷째, 필요시 시험 및 인증기관 평가 단계입니다. Harmonized Standard(조화규격)을 활용해 시험소에서 안전성·EMC·화학성분·기계적 위험 등을 시험하고, Notified Body가 개입하는 경우 설계검토, 공장심사(FPC), 생산품 샘플시험 등을 거칩니다. 이 단계가 비용과 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다섯째, EU 적합성 선언서(DoC) 작성 단계입니다. 제조자(또는 수입자)는 적합성 선언서(Declaration of Conformity)를 공식 문서 형식으로 작성하여, 제품이 해당 지침과 규격을 충족함을 법적으로 선언해야 합니다. 이 선언서는 고객·당국이 요청 시 제출해야 합니다.

 

여섯째, CE 마크 부착 단계입니다. 모든 단계가 완료되면, 제품 본체·라벨·포장·사용설명서에 CE 마크를 합법적으로 부착할 수 있습니다. Notified Body 개입이 필요한 제품은 NB 번호가 CE 마크 옆에 추가로 표기됩니다.

 

 

한국 기업의 실제 취득 사례와 유의점

한국 기업이 CE 인증을 준비할 때 자주 부딪히는 문제는 “단일 인증절차가 아니라 제품·위험군별 맞춤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단순 저전압 가전제품(LVD)은 자가선언(Self-Declaration)만으로 CE 마크를 부착할 수 있지만, 동일한 제품이라도 EMC 지침을 동시에 적용해야 하면 EMC 시험을 추가해야 합니다.

 

특히 의료기기(MDR 2017/745)나 개인보호장비(PPE Regulation 2016/425), 건설제품(CPR 305/2011) 등은 무조건 Notified Body의 심사·시험이 요구됩니다. 실제 사례로 한국의 중견 의료기기 기업이 심혈관 스텐트 CE 인증을 위해 수년간 임상데이터, 기술문서, NB 심사를 준비했으며, 전체 프로젝트 예산이 수억 원을 초과했습니다.

 

또한 유럽의 조화규격(EN Harmonized Standards)은 사실상 법적 강제력을 갖기 때문에, 이를 적용하지 않으면 적합성 평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가정용 전기제품은 EN 60335, 의료기기는 EN ISO 13485, EN ISO 14971(위험관리), EN 60601(전자기기 안전) 등 해당 표준을 충족해야 CE 인증이 가능합니다.

 

실무에서는 “CE 마크 대행”을 표방하는 브로커나 시험기관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유럽 당국이 요구하는 기술문서·위험성평가가 부실하거나 허위이면 적발 시 유럽 시장 전면 퇴출, 리콜, 과징금,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반드시 유의하셔야 합니다. 따라서 비용절감을 위해 불완전한 문서로 처리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큰 리스크가 됩니다.

 

 

전략적 준비와 시사점

한국 기업이 EU 수출전략을 구체화하실 때 CE 인증 취득은 단순히 수출허가 절차가 아니라, 제품 경쟁력을 입증하고 시장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투자라고 보셔야 합니다. 유럽 소비자는 CE 마크를 단순한 품질보증이 아니라, “법적 안전·품질 준수 증명”으로 인식하며, 유통사·바이어도 CE 인증 여부를 구매조건으로 명확히 요구합니다.

 

첫째,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CE 요구사항을 반영하시길 권장드립니다. 설계가 완성된 후 규격을 맞추려 하면 재설계와 추가시험 비용이 폭증할 수 있습니다. 초기 설계단계에서 적용 지침, 조화규격을 분석하고 설계사양에 통합해야 비용과 기간을 효율화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술문서와 적합성 평가체계 내재화가 필요합니다. 단발성 인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설계변경, 생산관리, 품질보증 프로세스를 EU 기준에 맞춰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ISO 9001, ISO 13485(의료기기) 등의 품질경영시스템과 연계하면 문서관리, 사후심사 대응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셋째, Notified Body 및 전문시험기관과의 협력체계를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럽 NB는 심사 대기기간이 길고 비용이 비싸므로, 조기 상담과 계획이 필요합니다. 현지 유통사나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시장별 규제동향을 모니터링해 유연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CE 인증을 단기 비용으로 보지 마시고, 장기적 브랜드·신뢰 자산으로 인식하시길 권장드립니다. CE 마크는 EU 시장 진입뿐 아니라, 글로벌 바이어에게 품질관리 역량을 입증하는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이를 통해 유럽뿐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권에서도 신뢰도 높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시어 지속 가능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