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결제 조건의 이해: DP, DA, T/T의 개요
국제 무역에서는 다양한 결제조건이 활용되며, 각 조건은 수출입 당사자의 리스크 부담과 신용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조건으로는 T/T (Telegraphic Transfer), D/P (Documents against Payment), 그리고 D/A (Documents against Acceptance) 세 가지가 있습니다.
T/T 방식은 수입자가 일정 시점에 수출자에게 송금을 진행하는 구조로, 선지급(Advanced Payment), 선적 전 송금(Partial in Advance), 또는 선적 후 송금(Post Shipment)으로 나뉘며 가장 간편하지만, 수출자에게는 리스크가 큰 방식이기도 합니다. 반면 D/P는 수출자가 물품 선적 후 은행을 통해 서류를 보내고, 수입자가 서류를 인수하면서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물품은 서류를 통해 통관되므로 일정 수준의 수출자 보호가 가능합니다.
D/A는 D/P와 유사하나, 수입자가 서류를 수령하고 일정 기일 후에 대금을 지급하는 후불 방식입니다. 이 경우 수출자는 수입자의 지급 신용을 신뢰해야 하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가장 높은 조건입니다. 따라서 각 결제 조건은 수출입 기업의 신용도와 상호 간의 거래 이력, 정치적·경제적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택해야 하며, 특히 수출자의 입장에서는 바이어의 신용평가가 중요한 핵심 과제가 됩니다.
결제 조건별 바이어 신용평가 기준의 차별화
결제 조건에 따라 바이어의 신용평가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은 결제 방식별로 바이어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
T/T (선지급 또는 선적 후 송금) |
T/T는 수출자에게 가장 불리한 결제 방식 중 하나로, 바이어가 선지급을 거부하고 선적 후 송금을 요구할 경우, 미지급 가능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 경우 바이어의 재무제표 분석, 과거 거래 이력, 그리고 현지 은행의 신용조회서(Credit Reference Letter)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거래가 처음인 경우, 가능한 한 30% 선지급을 요구하고, 나머지 대금은 BL 사본 전달 후 지급하는 조건으로 협상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D/P (서류상환 결제) |
D/P의 경우 바이어가 은행을 통해 서류를 받고 대금을 지급하게 되며, 일반적으로는 통관을 위해 대금 결제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수출자에게 유리한 구조입니다. 그러나 일부 국가(예: 인도, 나이지리아 등)에서는 수입자가 서류 인수를 거절하거나 고의로 지연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바이어의 수입통관 이행력, 은행 수수료 부담 가능성, 그리고 해당 국가의 환전 규제 여부를 함께 점검하셔야 합니다. |
D/A (기한부 지급) |
D/A 방식은 수출자가 가장 조심해야 할 조건입니다. 수입자는 서류를 수령한 후 일정 기한(보통 30~90일) 내에 지급하겠다는 ‘인수’만으로 물품을 가져가게 되며, 실제 대금 미지급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 경우 반드시 신용조사 기관(예: Dun & Bradstreet, Coface, KCB 등)을 통한 신용등급 조회와 함께, 무역보험(K-SURE) 가입을 병행하셔야 합니다. 또한 초기에는 적은 금액으로 테스트 오더를 진행하고, 대금 결제 후 거래를 확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
실제 사례로 보는 결제 조건별 리스크 발생 사례
신용평가 전략의 적절한 적용은 실제 사례에서도 그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다음은 결제 조건별로 실제로 발생한 대표적인 리스크 사례입니다.
(1) T/T 송금 후 잠적한 바이어 사례 – UAE 무역 건
2022년 국내 전자부품 업체 A사는 UAE의 신규 바이어로부터 1만 달러 규모의 주문을 받았습니다. 바이어는 선지급이 어렵다며 T/T 후불을 요청했고, A사는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이를 수락했습니다. 그러나 선적 후 2주가 지나도 입금이 되지 않았고, 이메일과 전화 모두 두절되었습니다. 현지 대사관을 통해 조회해 본 결과, 해당 바이어는 임시법인으로 등록되어 있었으며, 3개월 뒤 법인 말소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교훈 | T/T 후불 거래 시에는 반드시 바이어의 법적 실체, 거래 지속성, 과거 불이행 기록을 점검해야 하며, 거래 초기에는 후불 조건을 피하거나 무역보험을 통해 대비해야 합니다. |
(2) D/P 방식의 서류 거절 사례 – 인도 식품 수출 건
식품 가공 업체 B사는 인도의 중견 유통업체와 D/P 조건으로 거래를 진행했으며, 선적 및 서류 송부를 완료하였습니다.
그러나 인도 바이어 측에서 ‘상품 품질이 기대와 다르다’며 서류 인수를 거절했고, B사는 물품을 현지 창고에 보관한 채 추가 비용만 부담한 채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교훈 | D/P 방식의 서류 거절은 법적 근거 없이도 가능하므로, 바이어가 통관을 거부할 소지와 함께 현지 창고료 및 물류비용까지 감안한 위험 관리가 필요합니다. |
(3) D/A 조건의 부도 사례 – 방글라데시 의류 수출 건
2023년 섬유업체 C사는 방글라데시 의류 회사와 D/A 60일 조건으로 거래하였습니다. 물품은 정시에 납품되었고, 바이어는 서류를 인수했으나 기한일 도래 후에도 송금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C사는 추심은행을 통해 지급 요청을 진행했으나, 해당 바이어는 당시 이미 지급불능 상태였으며, 채권 회수에 실패하였습니다.
교훈 | D/A는 ‘신용거래’로 분류되는 조건이므로, 철저한 신용조사 및 거래 규모 제한, 지급보증(Bank Guarantee) 등의 장치가 필요합니다. |
바이어 신용평가 시 활용할 수 있는 도구 및 전략
국제 무역 실무에서 수출자가 사용할 수 있는 바이어 신용평가 전략은 다양한 정보 채널과 보증 수단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대표적인 평가 전략과 실무 도구입니다.
신용조사 기관의 데이터 활용 | Dun & Bradstreet, Coface, KCB, NICE 등 신용정보기관은 바이어의 신용등급, 부도 이력, 지급 습관 등을 평가한 보고서를 제공합니다. 수출자는 바이어의 지불능력, 거래 신용한도, 연체 가능성 등을 수치화하여 분석하고, 내부 등급을 매기도록 권장됩니다. |
K-SURE 무역보험 가입 |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의 단기수출보험 또는 수출 채권보험은, 바이어의 부도·지급불능·정치적 리스크까지 포함한 대금 미회수에 대한 보장을 제공합니다. 보험 가입 시에는 바이어의 국가와 기업 규모, 결제조건에 따라 보장 한도와 보험료율이 다르므로, 계약 전 보험사와 긴밀히 협의하셔야 합니다. |
사전 Risk Alert 시스템 운영 | 수출자는 자체적으로 거래바이어에 대해 결제 조건별 Risk Score를 분류하여, 예를 들어 T/T 후불 방식은 최소 A등급 이상, D/A는 A+ 이상 등으로 규정하여 사전 리스크 방어 체계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결제조건 변경 유도 및 협상 전략 | 바이어가 T/T 후불 또는 D/A 조건을 요구할 경우, 수출자는 이를 부분 선지급 조건(T/T 30:70) 또는 L/C 전환 협상으로 유도할 수 있으며, 신용이 불분명한 경우 확정 L/C 또는 D/P 조건으로만 거래를 제한하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
결론적으로, 결제 조건별 바이어 신용평가는 단순히 ‘기업의 규모’나 ‘수출입 경험’만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거래의 성격, 정치적 환경, 바이어의 지불습관, 해당 국가의 외환 규제 여부 등 다면적인 정보 분석과 전략적 사전 대응이 요구됩니다. 수출자는 거래 초기부터 바이어의 신용을 가늠할 수 있는 여러 데이터와 보증 수단을 확보하고, 필요 시 무역보험이나 은행 보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셔야만 장기적이고 안전한 거래를 지속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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